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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LIFE

북촌여행 연재, 서태지 소격동 벽화는 왜 사라졌을까?

연재북촌주민 하얀잉크의 북촌이야기7

서태지 소격동과 북촌 소격동에 숨은 이야기


앞서 두 차례에 걸쳐 계동길에 대해 글을 올렸다. 아직도 계동길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 석정보름우물, 중앙고등학교 등 할 이야기는 많지만 이러다 계동골목여행기로 바뀔 것 같아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지난해 서태지 컴백 앨범으로 화제를 모았던 소격동과 그에 얽힌 이야기이다.


북촌의 골목을 누비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벽화이다. 지난해 런닝맨에 나오기도 했던 화동의 독립운동가 오마주 벽화부터 북촌한옥마을을 표현한 벽화, 계동 희망길 벽화 등 다양한 벽화를 보는 재미가 있지만 특히 지난해 화제가 되었던 것이 바로 소격동 벽화이다.







지난해 가을 서태지의 9집 앨범 《quiet night》 에 수록된 곡 <소격동> 발표와 함께 북촌에 새로운 벽화가 들어섰다. 가회동과 원서동을 가로지르는 북촌로를 따라 올라가다 발견한 소격동 벽화. 전에 그저 흰 벽이었는데 벽화가 뚝딱 그려지자 입소문과 함께 관광객들의 포토존이 되었다.


* 서태지의 quiet night》  앨범의 발매일은 2014년 10월 20일이었으나, 그에 앞서 10월 초 아이유, 서태지의 <소격동>이 발표됐다.






배경그림은 다르지만 앨범 자켓에 있던 그 소녀와 동일한 벽화이다. 알아보니 서태지 앨범의 커버아트를 그린 김대홍 작가가 직접 벽화 작업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북촌한옥마을 올라가는 골목에도 이와 동일한 벽화가 한 점 더 있었다. (있다가 아니라 있었다!)





▲ 깜쪽같이 사라진 소격동 벽화




북촌 명물, 서태지 소격동 벽화 왜 사라졌을까?


아마 많은 이들이 소격동 벽화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지금은 사라졌다는 사실은 잘 모를 것이다. 앞서 찍은 벽화 사진에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져 며칠 뒤 다시 카메라를 들고 찾았을때 이미 벽화는 사라지고 없었다. 당시 기억으론 벽화가 생긴 지 한 두달만에 감쪽같이 다시 페인트로 덧칠해져 있었다.


북촌로의 소격동 벽화뿐 아니라 북촌한옥마을 골목의 소격동 벽화도 마찬가지였다. 소격동 벽화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는 일본 관광객은 벽화가 사라진 벽을 한참 바라보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다들 명물을 만들고 싶어 안달인데 명물로 자리잡고 있던 소격동 벽화는 왜 사라지고 만 것일까?


소격동 벽화가 사라진 이유에는 북촌 주민들의 삶이 맞닿아 있다. 서울시 북촌 관광안내소에 따르면 연간 80만 명 이상이 북촌 한옥마을을 찾는다고 한다. 전국에서 오는 관광객은 물론 중국, 일본, 서양까지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데 대부분 그룹으로 무리지어 다니다 보니 시끄럽고 지나간 자리는 쓰레기가 발생한다. 장사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울지 몰라도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피곤한 일이다. 내가 주인이 아니라 이것은 추측에 불과하지만 내 집 앞에 벽화때문에 밤낮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면 분명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 북촌마을은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이기에 정숙해달라는 안내판이 쉽게 눈에 띄인다.



북촌은 대부분이 토박이들이 거주하는 마을이다. 늘 서울의 중심인 북촌마을에 산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이들인데 마을이 관광지로 변한다면 어떨까? 어느 지역보다 개발이 더디어 한적했던 마을이 인기를 얻자 주민들의 삶은 더욱 고단해졌다. 앞으로 연재에도 북촌마을 주민들에 대해 쓰고자 계획 중인데 개인적으로 북촌에 살면서 느끼는 것은 이들이 두 얼굴을 가졌다는 것이다. 한 편으로는 더없이 정겹고 정감있지만 한 편으로는 냉소적이다.





서태지 <소격동>에 얽힌 그밖의 이야기들


사실 서태지가 어린시절을 보냈다는 소격동은 북촌에서도 아주 작은 마을이다. 앞으로 따로 다루겠지만 재미있는 것은 <소격동> 뮤직비디오에는 소격동의 모습이 없다는 사실이다. 북촌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소격동> 뮤직비디오를 보면 낯익은 동네 모습에 반갑지만 정작 서태지가 뛰어놀았다는 소격동은 아니다.


소녀가 바람개비를 들고 등장하는 담벼락은 원서동의 창덕궁 담벼락이고, 소년이 드나드는 종로도서관은 서촌의 보안여관이다. 이들이 뛰어가던 계단은 화동에 위치해 있다. 정작 앨범 홍보를 위해 벽화를 그린 곳 역시 소격동이 아니었으니 말 다했다. 지금의 소격동은 옛 보안사 위치에 들어선 국립현대미술관과 아트선재센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 BlogIcon 밋첼™ 2015.02.10 14:46 신고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또 있군요.
    사실 이화마을만 가보더라도..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이 어찌나 많았는지...
    말씀하신 것 처럼 중국분들..................... 시선이 안 갈 수가 없더군요.
    늦봄 정도에 딸아이 손 잡고 북촌으로 나들이 한번 가야겠습니다~

  • BlogIcon G.J. 제이 2015.02.12 22:16 신고

    하긴 집앞에 남들이 계속 왔다갔다하면 엄청 신경쓰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