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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육아일기

학교에 대한 8살 딸아이의 개념발언에 아빠는 반성모드

하얀잉크 2012.11.06 07:00

8살 딸아이가 생각하는 학교는?

 

어제 아침부터 가을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그치면 본격적으로 추워질까 걱정이 되긴 했지만 사실 더 큰 걱정은 딸 아이 등교문제였습니다. 혹시 비 때문에 도로가 막혀 지각하진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었거든요. 학교다니는 자녀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아침마다 등교준비로 분주하죠.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많이 가는 초등학교 저학년일 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아이의 등교메이트는 아빠 몫이 되었습니다. 출근길에 학교를 들러 데려다 주는 것인데요. 어제 딸 아이의 충격적이었던 말 한마디가 아직도 귓가를 맴돕니다.

 

 

 

 

비가 와서 일찍부터 서둘렀더니 평소보다 조금 일찍 학교에 도착하게 됐습니다. 이대로 교실까지 가면 평소 지각대장인 딸아이가 1등으로 등교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발걸음이 빨라지려던 차에 딸아이가 셀로판 테이프가 필요하다고 하더라구요. 아내에게 준비물이 있다는 소릴 듣지 못한터라 여벌로 들고는 아이의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문구사 들리면 1등 못한다. 모처럼 일찍 왔는데 오늘은 등교 1등 한번 해봐야지!"

 

문구사를 가려면 돌아가야 하니 아이의 경쟁심을 유발시켜 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아이의 따끔한 한마디가 돌아왔습니다.

 

"아빠! 학교는 1등하려고 가는 곳이 아니야~ 모르는 것을 배우러 가는 곳이 학교지"

 

8살 아이의 어른같은 말에 깜짝 놀랐지만 정작 놀란 것은 저에 대한 시선이었습니다. 학교에 입학해서 딸 아이는 완벽주의 사고때문에 초반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틀린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무조건 100점을 받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잦은 두통이 찾아왔습니다. 아빠는 1등 보다는 50점을 맞아도 배우고자 노력하는 딸이 좋다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랬던 아빠가 어느 새 1등! 1등을 강요하고 있었던 셈이죠.

 

지각이 잦은 딸아이를 향해 저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결과였을까요? 그제서야 시계를 보고는 제대로 아침을 먹지도 못한 딸아이가 생각나 간단히 배도 채우고 셀로판 테이프도 사서 등교시켰습니다.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하고 대학에 갈 때까지 제 마음이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아마 1등을 강요하는 교육문화가 변화지 않는 이상 지금의 마음을 또 잊고 아이의 성적표대로 아이를 평가하고 다 너를 위한 것이라며 공부를 강요하겠지요.

 

그러면 다시 아이의 말을 기억해야겠습니다. 학교는 1등을 하려고 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것을 배우기 위해 가는 곳이라는 단순한 진리를요....

 

 

 

 

사족) 오랜만에 육아일기를 써보네요. 사실 개인적으로 다시 중고등학교 학창시절로 돌아가라고 하면 정말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 때의 친구들과 추억만큼은 소중하지만 주입식 교육으로 얼룩졌던 학교에서의 기억은 그리 유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다지 변하지 못한 학교로 다시 아이를 보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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