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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 반려동물 교육의 현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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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 반려동물 교육의 현재

하얀잉크 2015.05.03 23:57

[기고]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 김윤정 대표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반려동물 교육에 대해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 김윤정 대표가 칼럼을 보내왔습니다. 기고에 감사드리며, 많은 분들의 반려동물 바른교육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미국과 영국에서 방영된 뉴스의 8%~25% 만이 진실이거나 진실에 가깝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가? 미디어에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모두 진실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 머리로는 알고 있을지 모른다. 방송이 알려준 다이어트 비법을 따라 하다가 건강을 해쳤다는 사람도 보았고, TV에 자주 등장하는 스타 의사를 찾아갔다가 불운한 일을 겪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도 자주 '피리 부는 남자를 따라가는 아이들'처럼 미디어가 보여주는 것만 바라보며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나만 해도 그렇다. 매스컴을 통해 잘 알려진 전문가를 찾아갔다가 실망하고 돌아 선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니까 말이다.


전문 지식이 높지 않아도 방송에 등장하는 의사는 명의가 되고, 비전문가는 전문가가 되며, 검증되지 않은 시술과 건강법은 획기적 신기술로 둔갑하기도 한다.

열풍이 불고있는 반려동물 분야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최근 비슷한 이유로 반려견 교육을 의뢰한 가족들이 있어 그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 반려견과 어린이 독서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김윤정 대표 / @폴랑폴랑



방송을 통해 유명해진 훈련사를 찾아가 반려견 훈련을 받았으나 결과적으로 최악의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는 가족들이었다. 짧게는 수 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많은 시간을 소비하였고 경제적 손실도 그만큼 컸다. 그러나 무엇보다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진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몇 차례 훈련을 진행한 이후에도 반려견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없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장기간 교육을 지속했는지 물었을 때, 각 보호자들의 대답은 모두 동일했다. '방송에서 유명하기 때문에, 긍정 교육이라고 하기 때문에, 방송에서처럼 우리 개가 바뀔 것 같아서'였다.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 '방송에 대한 보호자들의 맹신' 때문만은 아니었다. 내가 놀랐던 것은 '사람들은 방송에서 사실과 다른 것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방송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는 짐작도 못했다. 다분히 아마추어적이었기 때문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비상식적인 훈련법 설명도 그랬고, 실제 훈련 경험이 거의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훈련사도 어설펐지만, 그런 부분은 일반 시청자 입장에서는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훈련의 효과는 고사하고 방송에 함께 등장한 반려견이 그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호소할 때, 교육이 완료되어 멋진 반려견이 되었다고 말하는 훈련사의 설명은 어떤가?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부르르 떨고 있는 아이를 놓고 '차분하고 행복한 자녀로 바뀌었다'고 말하면 그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들을 사람이 있을까?


반려견의 언어를 안다면 사람들이 지금과 다른 것을 볼 수 있을 텐데......

반려동물들과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그들의 언어를 모르고 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지도 보지도 못하고 있다는 아픈 사실......

교육을 의뢰한 보호자들의 답변을 듣는 순간, 이 사실을 다시 한번 피부로 체감하게 되었다.

반려가족들 또는 일반 시청자들은 반려견의 언어를 전혀 모르고 있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고, 따라서 방송에서 반려견이 실제 어떤 상태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방송에서 전혀 다른 것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개의 언어를 모르면서 개를 교육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해외에서 반려동물 교육을 하는 지인에게 있었던 일이다.

반려견과 프로필 촬영을 했는데 사진 작가가 멋진 사진을 건졌다며 기뻐했지만, 그녀는 재촬영을 요청했다.

이유는 함께 촬영한 반려견의 바디랭귀지였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반려견의 언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멋진 사진이라고 할거야. 내 모습이 근사하게 나왔거든. 그렇지만 반려견의 언어를 아는 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하겠어? 개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반려견 전문가가 그런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한다니 말이야."


교육을 요청 받고 반려동물과 가족들을 만날 때면, 예외 없이 '반려견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즉 '소통의 부재'가 반려동물과 가족 사이에 해결해야 할 첫 과제였다. 그래서 2010년부터 '반려견 바디랭귀지 클래스'를 진행해오고 있고, 최근 사례들을 접하며 더더욱 그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고, 반려견의 언어를 테크닉이나 기술처럼 잘못 적용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반려견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것을 Mindfulness라고 부른다.


흔히 마음 챙김으로 번역 사용되고 있으나, 원래의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Mindfulness란 '마음을 열고, 마음을 담아서 반려동물을 들여다보는 것'을 말하며 트레이닝이 필요한 부분이다. 일반인들이 Mindfulness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가 '반려동물 바디랭귀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목적 중 하나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교육'은 언제나 중요한 화두였다.

반려동물뿐 아니라, 자녀 교육을 비롯해서 사람을 건강하게 키우는 '교육'의 방법은 시대의 변화를 따라 꾸준히 진화해왔다.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의 발전되고 보다 건강한 반려동물 교육법이 보편화되고 자리잡기까지 많은 우여곡절과 기나긴 변화의 과정이 있었다.


70년대 강압적이고 비인도적이었던 훈련법은 사람들의 인식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그러자 감성에 호소하는 훈련법(즉, 훈련 방법의 수준은 큰 차이가 없으나 반려동물이 가족이라는 것과 사랑과 긍정으로 대해야 한다는 감성에 어필하는)이 등장했고, '긍정 교육(positive training)'이라는 단어로 어필하는 훈련사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그 이후 훈련사가 아니라 전문적 지식과 소양을 갖춘 '반려동물 전문가'들이 배출되면서 지금의 과학적 연구와 전문 지식에 근거하여 반려동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교육법으로 진화하였다.


동물복지가 뛰어난 선진국이라고 해도 건강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하는 훈련사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누구도 자신의 교육이 강압적이고 비인도적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긍정적 교육(positive training)'을 한다고 내걸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여전히 70년대 식의 훈련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많고, 반려동물 교육에 있어서는 전문성이 전무한 일반인이 미디어에 적합한 특성을 활용하여 십여 년간 반려동물 교육의 간판 스타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서 그들의 반려동물을 대하는 문화와 교육법이 지금의 수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꾸준히 연구하고 전문성을 배양하며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자 노력했던 소수의 진정한 전문가들이 있었고,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뿌리가 내리면 그곳에서 수많은 가지가 뻗어나가듯이 그들을 중심으로 지금과 같이 많은 전문가들이 활발하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으며 반려동물 분야의 수준을 올려놓았다.


어느 하나의 기준이 '정답'일 수 없고, 사람마다 가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판단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없고 아픔이나 괴로움을 말로 꺼내기 어려운 반려동물을 위해 보호자의 지혜로운 선택은 필요하다.

과거에 방송을 통해 유명해졌으나 곧 매스컴에서 사라졌던 한 노(老)의사가 얼마 전 인터뷰를 통해 방송을 그만 두었던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아내가 일깨워줬다. 내가 할 일은 의료에 충실하고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는 은퇴하는 그 날까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구하는 우리에게 미디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진실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정보를 선택할 수 있는 눈을 갖고 있을까?


미래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 안에 미디어는 그 힘을 잃거나 지금과 다른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미디어가 사라진다고 해서 우리가 올바른 정보를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수없이 쏟아지는 많은 정보와 가려진 진실 사이에서 우리는 다시 '건강한 선택'이라는 문제와 씨름하고 있을 것이다. 그 때 우리는 어떤 기준을 갖고 정보를 선별하고 수용하고 활용하게 될까? 내가 쫓고 있는 불빛이 등대인지, 나를 향해 달려오는 차의 헤드라이트인지 구별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고자 김윤정 대표는 국제인증을 받은 반려동물 전문가로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습니까?>가 있다.




▶ 관련글 2013/10/21 - "모든 동물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폴랑폴랑 김윤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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